언어치료 이론

우리말 말소리의 분류

alice(-앨리스) 2023. 6. 1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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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음과정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음소(phoneme)이다. 음소란 특정 언어 내에서 낱말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소리의 단위라고 할 수 있다. 음소는 크게 모음과 자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모음은 자음에 비하여 구강과 인두의 공간을 제한하는 정도가 비교적 적다. 모음과 자음은 음향학적으로도 차이가 나타나는 데, 일반적으로 모음은 자음보다 큰 음향 에너지를 동반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자음 음소들은 조음위치, 조음방법 그리고 기식성 및 긴장도에 의해서 분류되며, 모음은 혀의 위치와 입술모양에 의해서 분류된다.

1) 자음

(1) 조음위치에 의한 분류

 조음위치에 의한 분류는 음소를 발음하기 위해서 제약하는 부분이 입이나 혀 구조의 어느 부분인가에 따라서 그 음소들을 분류한 것이다. 조음위치에 의한 분류에 따르면 자음은 양순음(두입술소리), 순치음(입술치아소리), 치간음(치아사이소리), 치조음(윗잇몸소리), 구개음(굳은입천장음), 연구개음(여린입천장음), 성문음(목구멍소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양순음은 위.아래 입술이 맞닿아서 나는 소리로, /ㅂ, ㅃ, ㅍ, ㅁ/이 이에 속한다. 순치음은 앞니로 입술을 살짝 누르며 내는 소리인데, 일상적으로 위 앞니가 아래 입술을 누르면서 내지만, 반대로 아래 앞니가 위 입술을 눌러도 그 효과는 마찬가지이다. 우리말에는 순치음이 없으나 영어에서는 /f, v/가 이에 속한다. 치간음은 위.아래 앞니 사이에 혀를 갖다 대면서 내는 소리로, 우리말에는 없다. 치조음은 혀날 부분이 앞니 뒷면과 맞닿아 있는 잇몸부위, 즉 치조와 맞닿거나 좁혀져서 나느 소리이다. 혀날과 치조가 맞닿을 경우에는 /ㄷ, ㄸ, ㅌ, ㄴ, ㄹ/이 발음되고 혀날과 치조의 사이가 좁혀지는 경우에는 /ㅅ, ㅆ/이 발음된다. 우리말의 자음소들은 치조음이 가장 많다. 치조 뒤의 딱딱한 뼈부위가 경구개인데, 흔히 입술과 치조에서 조음되는 소리를 앞소리(전설음)로, 경구개 뒤에 조음되는 소리들은 뒷소리(후설음)로 부르기도 한다. 경구개음으로 분류되는 음소들은 /ㅈ, ㅉ, ㅊ/이다. 실제로 /ㅈ/-계열 음소들은 영어의 /r/을 발음할 때와는 그 조음위치가 다소 다르다. 이러한 차이는 /ㅈ/을 발음하고 나서 혀의 위치를 그대로 둔 채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시원해지는 입천장 부위를 느껴보면 알 수 있다. /ㅈ/을 발음할 때 영어의 /r/보다 다소 앞쪽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구개에서 좀 더 뒤로 가면 부드러운 입천장 부위, 즉 연구개(여린입천장)가 나오는데, 혀등과 연구개가 맞닿거나 좁혀져서 나는 소리를 연구개음이라고 한다. 연구개음으로 분류되는 음소들은 /ㄱ/-계열의 소리, 즉 /ㄱ, ㄲ, ㅋ/과 받침소리 /ㅇ/이다. 입의 천장은 연구개와 그 끝에 달려 있는 목젖에서 끝난다. 입천장에서 더 뒤쪽을 들여다보면 목구멍 부위, 즉 인두가 보인다. 인두는 길게 세워진 원통의 형태로, 인두의 가장 아래에는 성대에 의해 열고 닫히는 성문이 있다. 우리말의 /ㅎ/은 입안에서보다는 인두 부위에서 좁혀져서 조음이 되기 때문에 성문음(목구멍소리)이라고 한다. 

 

(2) 조음방법에 의한 분류

 조음방법에 의한 분류란, 특정 음소를 내기 위하여 어떻게 공기의 흐름이 통제되는가에 따른 분류방법이다. 우리말 자음은 파열음(정지음 또는 폐쇄음), 마찰음, 폐찰음, 비음, 유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파열음은 성문을 통하여 구강으로 올라온 공기의 흐름을 입술이나 혀로 완전히 막았다가 파열시켜서 조음한다. 이러한 폐쇄가 양 입술 사이에서 일어나면 /ㅂ/-계열(ㅂ, ㅃ, ㅍ)이 되고, 혀날과 치조 사이에서 일어나면 /ㄷ/-계열(ㄷ, ㄸ, ㅌ)이 조음되며, 혀등과 여린입천장 사이에서 일어나면 /ㄱ/-계열(ㄱ, ㄲ, ㅋ)이 된다. 파열음은 구음이므로 조음시 비강으로 가는 통로(연인두)는 막히게 된다. 우리말의 파열음들은 대부분 공기를 파열시키는 데, 이러한 소리가 말 끝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파열하지 않고 정지음의 특징만 나타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삽'이라는 말로 발화를 끝낸다면 이 때의 어말-종성 /ㅂ/은 파열 없이 조음될 것이다. 마찰음은 매우 좁은 공간을 통하여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마찰되어 나는 소리이다. 그러므로 마찰음은 소음을 동반하게 된다. 파열음이 폐쇄 또는 파열한 후에는 그 소리를 지속시킬 수 없는 반면에 마찰음은 숨이 허락하는한 길게 지속시킬 수 있다. 마찰음도 구음이므로 연인두가 닫힌 후 조음된다. 우리말의 마찰음에는 /ㅅ/-계열(ㅅ, ㅆ)이 있다. 폐찰음은 짧은 시간 동안에 공기를 폐쇄시켰다가 마찰시켜서 조음한다. 그러므로 파열음의 특성과 마찰음의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폐찰음도 구음이므로 연인두가 닫힌 후 조음된다. 우리말의 폐찰음에는 /ㅈ/-ㄱ계열(ㅈ, ㅉ, ㅊ)이 있다. 비음은 연인두를 열어서 공기가 비강으로도 올라가게 하여 조음한다. 연인두가 열린 채로 양입술이 닫히면 /ㅁ/이 되고, 혀날이 치조와 가까워지면 /ㄴ/이 된다. 또한 혀등이 여린입천장과 가까워지면 /ㅇ/이 된다. 유음은 청각적으로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리로, 우리말에는 /ㄹ/이 있다. /ㄹ/은 환경에 따라 두 가지 방법으로 조음된다. 우선 종성(예, '말')으로 나오는 경우나 /ㄹ/-종성 다음에 오는 어두초성/ㄹ/(예, '갈라')의 경우에는 설측음(혀앞소리)으로 조음된다. 설측음은 혀끝만을 치조에 대어 공기가 혀의 양옆으로 통과하게 함으로써 조음한다. /ㄹ/이 초성으로 오는 경우에는(예, '라면'), 탄설음(튀김소리)으로 조음된다. 탄설음은 혀끝을 윗잇몸에 가볍게 대었다가 떼어서 조음한다.

 

(3) 기식성 및 긴장도에 따른 분류

 기의 유무에 따라서는 유기음과 무기음으로 나눌 수 있으며, 긴장도에 따라서는 긴장음과 이완음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의 유무를 감각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입 앞에 얇은 종이를 10cm 정도 떨어지게 대고 조음해 볼 수 있다. /ㅍ, ㅌ, ㅋ, ㅊ/은 종이가 매우 심하게 움직이고, /ㅃ, ㄸ, ㄲ, ㅉ/은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ㅂ, ㄷ, ㄱ, ㅈ/은 매우 약하게 움ㅈ기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국어음성학에서는 /ㅍ, ㅌ, ㅋ, ㅊ/을 유기음으로 분류하고, /ㅃ, ㄸ, ㄲ, ㅉ/과 /ㅂ, ㄷ, ㄱ, ㅈ/은 무기음으로 분류한다. 사실 /ㅂ, ㄷ, ㄱ/은 매우 약한 기를 수반하기 때문에 유.무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학자들은 /ㅂ, ㄷ, ㄱ/은 /ㅎ/의 앞이나 뒤에서 /ㅎ/과 결합하여 유기음으로 바뀌기 때문에(예, 갇히다-[가치다]) 무기음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호영, 1996). 조음시 조음기관의 긴장 정도에 따라서는 긴장음과 이완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말 중 /ㅃ, ㄸ, ㄲ, ㅆ, ㅉ/은 명백한 긴장음인데, 이에 유기음 /ㅍ, ㅌ, ㅋ, ㅊ/도 긴장음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긴장음과 이완음은 조음시 막힘이나 좁힘의 지속시간이나 앞에 오는 모음의 지속시간에 의해서도 구분할 수 있다. 대체로 긴장음은 이완음에 비하여 조음기관의 막힘이나 좁힘의 지속시간이 2배 이상 길게 나타나며, 앞에 오는 모음의 지속시간을 1.6배 정도 짧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Zhi, et al., 1990). 그 외에도 자음은 유.무성에 의해서도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말의 경우는 영어와 달리 유.무성이 음소를 결정짓기보다는 파열음을 음소환경에 따라 유성음 또는 무성음으로 바꾸어 변이음을 만든다. 

 

자음소분류표
    양순음
(두입술소리)
치조음
(잇몸소리)
경구개음
(굳은입천장소리)
연구개음
(여린입천장소리)
성문음
(목구멍소리)
파열음 평음    
긴장음    
기식음    
마찰음 평음      
긴장음        
폐찰음 평음        
긴장음        
기식음        
비음      
유음          

2) 모음

 모음과 자음은 음향학적으로나 생리적으로 차이가 있다. 대체로 모음은 음향학적인 에너지를 많이 내포하고 있으며, 조음시 구강 내 공기의 흐름을 제약하는 정도가 자음보다 적다고 할 수 있다. 모음은 (1) 조음위치의 변화 여부, (2) 혀의 최고점 그리고 (3) 입술의 모양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혀의 좁힘점이나 근육의 긴장도에 따라서 분류할 수도 있는데, 우리말의 음소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세 기준을 중심으로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조음위치의 변화 여부에 따른 분류

 모음은 조음위치의 변화 여부에 따라서 단모음과 이중모음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단모음은 그 음소를 발음할 때 입 또는 혀의 위치가 변하지 않는 반면, 이중모음은 처음과 나중의 조음위치가 다르다. 즉, 이중모음은 한 음소 안에서 처음과 나중의 소리값이 달라지는 두 모음요소의 연결체이다. 예를 들어, /ㅣ/ 와 /ㅜ/가 결합된 이중모음 /ㅠ/는 처음에는 /ㅣ/를 위한 입과 혀의 모양을 하다가 나중에는 /ㅜ/를 위한 입과 혀의 모양으로 변한다. 우리말의 단모음에는 흔히 /ㅣ, ㅔ, ㅐ, ㅏ, ㅓ, ㅡ, ㅗ, ㅜ, ㅚ, ㅟ/의 10개 모음을 포함시키는 데, /ㅚ/와 /ㅟ/의 경우 자음과 결합하지 않고 /외/나 /위/로 발음될 때는 단모음보다는 이중모음의 성격을 더 많이 나타낸다. 이러한 차이는 /쉬/와 /위/를 발음하면서 모음 부분의 입모양을 관찰해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말의 이중모음은 [반모음+단모음]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1) 반모음 /ㅣ/를 선행으로 하는 /ㅑ, ㅕ, ㅛ, ㅠ, ㅒ, ㅖ/와 (2) 반모음 /ㅜ/를 선행으로 하는 /ㅘ, ㅝ, ㅞ, ㅙ/ 그리고 (3) 반모음 'ㅡ'를 선행으로 하는 /ㅢ/가 있다.

 

(2) 혀의 최고점에 따른 분류

 전통적으로 음성학에서는 조음시 혀가 가장 높이 올라간 지점, 즉 혀의 최고점의 상하 및 전후 위치에 따라서 모음을 분류해 왔다. 즉, 혀의 최고점의 상하위치(높이)에 따라서 높은모음(고모음), 약간높은모음(중고모음), 약간낮은모음(중저모음), 낮은모음(저모음)으로 구분하게 된다. 

 

(3) 입술의 모양에 따른 분류

 모음은 입술을 앞으로 내밀어 소리를 내는 원순모음과 입술을 평평하게 펼친 상태에서 소리를 내는 비원순모음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단모음을 혀의 최고점 및 입술모양에 따라 분류하면 아래 표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앞모음 가운데모음 뒷모음
  비원순 원순 비원순 원순 비원순 원순
높은모음    
약간높은모음    
약간낮은모음          
낮은모음          

 

 

 

*출처 : 우리말 조음.음운평가 (김영태, 신문자,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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